기사 #005 : [KIBEX 2025, 세계 맥주 양조인들 서울에 모이다]
국내외 브루어리와 맥주 애호가들이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맥주박람회(KIBEX) 2025에 한자리에 모였다.

국내외 브루어리와 맥주 애호가들이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맥주박람회(KIBEX) 2025에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도 KIBEX는 업계 리더와 양조인, 공급업체가 '낮술'을 즐기며 맥주 산업을 이끄는 최신 트렌드와 혁신을 선보이는 사흘간의 국제 무제한 시음 바가 됐다. 미국과 브라질의 특별 국가관도 마련됐다. 2019년부터 이어져 온 이 행사는 변화하는 한국인의 주류 취향을 알리고 만들어 가는 동시에, 국제 맥주 커뮤니티와의 협업을 기념하는 자리로서 꾸준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Adam Dulye는 소규모 독립 크래프트 양조사를 대표하는 미국 전국 단체 Brewers Association의 총괄 책임자다. 협회는 2020년부터 한국 시장에 수출 중이거나 수출에 관심 있는 미국 양조사들을 KIBEX에 데려오고 있다. 올해 KIBEX의 미국관에서는 7개 브루어리가 40가지 스타일을 선보이며 크래프트 맥주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시음을 제공했다.
“지난 몇 년 사이 한국 시장은 우리 협회 소속 소규모 독립 양조사들의 5대 수출 시장 중 하나가 됐습니다.” Dulye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KIBEX를 즐겨 찾는 건 양조사들을 이곳에 데려와 한국 맥주 시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여 줄 수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그들의 맥주와 맛, 품질, 스타일, 그리고 그들이 선보이는 혁신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직접 확인할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물론 맥주의 맛과 스타일이라면 누구나 한마디씩 할 말이 있다. Stone, Sierra Nevada 같은 전통 있는 미국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미국관과 여러 수입사 부스를 통해 참가한 가운데, 한국 브루어리들도 붐비는 전시장 통로 곳곳에 자리한 정통 클래식 수입 맥주들과 나란히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목요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KIBEX 2025의 미국 크래프트 맥주 전용관에서 미국의 소규모 독립 크래프트 양조사들이 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 Andrew White
Frederic Huyssen은 2016년 대전에 The Ranch Brewing을 설립했으며, 한국수제맥주협회(KCBA) 부회장도 맡고 있다. 프랑스 출신으로 한국에 오래 거주해 온 그는 KAIST에서 물리학을 공부했으며, The Ranch에서 일하는 여러 외국인 양조인 중 한 명이다. 그는 KIBEX가 한국 크래프트 맥주 신을 알리고 축하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KIBEX는 일반 대중과 묵묵히 땀 흘리는 한국 양조인들 사이의 간극을 이어 줍니다.” 그는 The Ranch가 최근 베트남의 Deme Brewing과 협업해 만든 라이스 라거를 마시며 이렇게 말했다. “KCBA는 해외 양조인들을 행사에 초청하고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함께하면서 국내외에 우리 맥주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프로젝트. 아, 그렇다. 어느 산업에서든 혁신의 촉매가 되는 것들이다. 특히 크래프트 맥주 트렌드는 40여 년의 크래프트 양조 역사 동안 확장과 탐구, 혁신, 장르 간 융합을 거듭해 왔다. 1990년대에는 홉을 강조한 IPA가 마이크로브루어리의 부상을 이끌었고, 이어 미국에서 세종, 에일, 스타우트 같은 벨기에와 영국의 전통 스타일을 되살리고 재해석하는 흐름이 뒤따랐다. 혁신의 시대, 어쩌면 지나치게 창의적이었던 2010년대에는 쓴맛을 줄인 헤이지·주시 IPA와 함께, 틀에서 벗어난 장인 발효 방식을 쓴 사워 맥주가 등장했다.
크고 대담한 풍미도 크래프트 신에 들어왔다. 한편으로는 과일과 디저트 풍미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위스키 배럴에서 숙성하는 경우가 많은 진하고 강한 에일이 등장했다. 알코올 도수 11.5%의 Raspberry Pastry Ice Cream Bourbon 배럴 숙성 스타우트 한 병 값이 와인 한 병보다 비싸지면서 가격도 점점 고민거리가 됐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무알코올 제품과 함께 하드 셀처, 하이볼 칵테일 같은 하이브리드 제품이 등장해 진열대 경쟁에서 승리한 듯 보이며, 동네 편의점에서 크래프트 맥주를 찾아보기는 점점 어려워졌다.
Huyssen을 비롯한 국내 양조인들에게 KIBEX는 경쟁이 치열한 한국 주류 시장에서 국산 크래프트 맥주의 존재감을 높이고, 해외 유통을 위한 새로운 파트너를 찾을 기회다.
2018년 설립된 Seoul Brewery(서울브루어리)의 이수용 대표도 한국을 세계적인 맥주 강국으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에 공감하며, 그 과정에서 KIBEX가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브루어리가 모여 정보와 맥주를 나눕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좋은 축제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교류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목요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KIBEX 2025에서 Seoul Brewery가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 = Andrew White
이 대표는 Seoul Brewery가 세계 여러 양조사와 협업해 왔으며, 폭넓고 다양한 음료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동부 성수동에 새로 문을 연 7층 건물에서 맥주를 양조하는 이곳은 탭하우스와 카페, 레스토랑, 루프톱 공간까지 갖춘,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독특한 크래프트 브루어리다.
KIBEX에서는 박람회와 함께 업계 리더들이 크래프트 맥주 산업의 화두를 공유하고 논의하는 국제 맥주 컨퍼런스, 그리고 한국 유일의 국제 맥주 대회인 제4회 대한민국국제맥주대회도 열린다. 지난해 대회에는 17개국 48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했고, 76개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109개 카테고리에서 경쟁했다. 올해 대회 역시 그에 못지않은 규모를 보여 준다.
출처 : The Korea Times / Andrew White